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호언장담 하였는데, 현실적으로 그렇지 않았다. 많은 노력과 인내가 엄청나게 필요한 험난한 과정이었다.

중간에 시험을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들 때가 많았다. 희망과 용기, 각오가 서있다면 누구나 못할 것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나이 칠십 넘어 국가면허증을 취득한다는 것이 결코 탐탁한 일은 아니었다.

첫째는 하고자 하는 분야에 대해 전문적인 지식을 자세하게 알아야 하고, 그것을 열심히 공부해 일단 학과필기시험에 먼저 합격해야 한다. 그 다음 2차 실기시험을 준비하여 실기에 합격하여야 한다. 나는 막연하게 과욕과 도전정신만 가지고 무모하게 도전해 보기로 하고 전혀 생소한 분야이지만 대형서점에 들러 그 분야 서적을 사서 전문지식을 처음부터 공부하고 학과 필기시험에 대비해 여러 가지 종류의 시험예상문제 등 필기시험 준비를 해야 했다. 그러나 내 마음과 생각이 뜻대로 되는 게 실제로 하나도 없었다. 책을 보려고 하였더니 작은 글씨가 돋보기를 쓰고도 잘 보이지 않고, 책을 조금만 오래 보아도 글자가 희미하고 눈앞이 침침하였다. 책을 조금 읽었는데도 적응이 안 되어 머리가 아프고, 머릿속에 들어가는 게 하나도 없는 것 같았으며 괜히 시작했다는 자괴감만 갈수록 충만해졌다. 공부시작 후 책을 보고나서는 그땐 이해가 되는 것 같았는데, 그 다음날 아침에는 머릿속이 백지장처럼 하얗게 되었다. 옛날 어르신들이 하신 말씀이 ‘공부도 다 때가 있다.’더니 그 말씀이 하나도 틀리지 않았고, 옛말이 정답이었으며 마음과 같이 되지 않았다. 주요한 것은 시험에 대한 상세정보를 철저히 알아야 했다.

자격명은 ‘초경량비행장지 조종사 면허증’이었다. 시중에서 일반적으로 말하는 드론 조종사 면허증이다. 기체 종류는 무인비행장치이며, 관련주관부처는 국토교통부, 시행기관은 한국교통안전공단이다. 취득방법은 다음과 같다. 초경량비행장치 조종사 자격시험은 학과시험과 실기시험에 모두 합격해야 한다. 시험과목은 항공법규, 항공기상, 비행이론 및 운용. 검정방법은 객관식 4자 택일형, 통합 1과목 40문제, 시험시간은 50분, 합격기준은 70점 이상이다. 학과시험 합격 후 2차 실기시험은 조종실무, 구술시험, 실 비행 시험이고, 모든 채점항목에서 S등급이 나와야 한다. 학과시험 준비를 위해 2018년 10월 3일 이후, 오전 9시 30분에 서울노인복지센터에 나와서 먼저 식권부터 매입하고, 강의나 동아리가 없는 날에는 무조건 분관 도서관으로 향해 조용한 자리를 잡아 학과공부를 했다. 그리고 원서접수 일자를 알아보고, 그에 대비해 공단 홈페이지 또는 항공시험처 사무실 방문을 통해 접수해야했다.

노력해서 배우고 아는 것도 좋지만, 그 으뜸은 말없이 즐기는 사람이다. 날고 기는 사람이 많아도 계속 가는 사람은 이기지 못한다. 인생나이 일흔 줄에 서 있어도 노인으로만 있어서는 안 되며, 할머니 할아버지라고 헛기침만 하고 뒷짐 지고 다녀선 더욱 안 된다. 평소의 실력과 능력을 살려 무엇을 할 수 있는가가 중요하며, 나름대로 일이 있어야하고 경륜과 원숙을 펼칠 방법이 있어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무엇인가 배우고 갈고 닦으려는 자세와 노력이 필요하며, 하지 않음보다 늦게라도 시작함이 옳다고 생각한다. 이 나이에 하는 망설임은 노인에게는 커다란 자격지심이며, 방심이고, 금물이다.

열심히 공부하여 3개월 후 학과시험에 응시하여 1차에 합격하였다. 많은 역경과 사연이 있지만 너무나도 기뻤으며 날아갈 듯이 좋았다. 나도 할 수 있다는 용기와 노력에 하늘이 준 큰 선물 같았다. 많은 것을 알고 좋아하지만 즐겨하지 않는다면 그 무슨 소용이며, 인품과 교양도 두루 쌓아 정신적인 완숙기에 접어들었다면 앞으로는 인생이라는 노년의 아름다움을 즐기며 살아야 하지 않을까? 겸손을 배우고 따뜻한 눈으로 주위를 바라볼 때 정다운 사랑의 문이 자연스럽게 열리고, 우리들의 마지막 황혼도 더욱 아름다울 것이다.

1차 학과시험 합격 후, 이제부터 고난의 시작이었다. 2차 실기시험은 나이 먹은 노인에게는 많은 시련과 난관이었습니다. 우선 손으로 하는 세심한 작은 조작이 매우 어려웠다. 지상에 떠있는 기체를 조정해야 하는 과정이 간단치가 않았으며, 멀리 보아야하는 시력과 손 조작 손놀림이 매우 난감했다. 우리세대는 시대적 상황으로 컴퓨터 세대가 아니었고, 손동작으로 하는 오락기?게임세대도 더더욱 아니었기에, 세심하고 빠르게 움직이고 손으로 조작하는 동작이 굼뜨고 젊은이에 비해 순간적인 운동신경이 느리고 민첩하지 않았다. 2019년 9월경 조그마한 소형 드론을 사 가지고 집에 돌아와 하루 종일 연습하고 드론연수원의 배려로 경기도 광탄소재 드론 비행장 연수원에서 강사의 전문적인 지도를 받고, 시설이 완벽하게 갖추어진 연수원의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모의연습을 하루 4시간씩, 몇 주 동안 집중적으로 연습하였으며, 하루 1시간 하는 실제 드론 시험용 비행실기연습을 반복적으로 3개월 동안 실습하여 고생 끝에 실기시험에 어렵게 합격하였다. 그리고 드디어 면허증을 국가로부터 교부 받았다.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때문에 모든 것이 올스톱 되어있다. 친구들과의 만남도, 식사도 막연히 기피하게 되고, 마스크로 입을 막게 된다. 특별한 일이 아니면 간단한 외출을 자제하고 한없이 답답했지만 가능하면 집에서 조용히 해결하고, 두문불출하며 생활하였다. 공부할 때도, 대화를 나눌 때도 마스크 사이로 의사소통해야 했으며, 질문도 답변도 서로가 이해하지만 그럼에도 매우 답답했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코로나로부터 나를 지키기 위한 지혜롭고 슬기로운 예방법이자 나름대로 활기차게 극복하는 나만의 방법으로 ‘초경량비행장치 조종자 면허증’에 도전한 것이었다. 집에서 거리가 멀어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었지만 교외에 있는 드론 비행연습장을 시간 나는대로 자주 찾았었다. 가끔 그때를 회상해도 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생각해봐도 꿈만 같으며 70대라는 나이에 젊은이들과 도전하였다는 그런 용기와 패기가 어디에서 나왔는지 새삼 감회가 새롭다.

하나하나 잃어가는 상실의 시대에 살아가는 나에게 노년의 즐거움은 단순 소박해야 하고, 마음으로 비운 듯이 소탈하고 너그럽고 정다워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가장 행복하고 지혜로운 사람은 남은 인생 즐겁게 웃으며 사는 사람이 아니겠는가 생각합니다. 꽃은 다시 필 날이 있어도, 인생은 다시 젊음으로 갈 수 없습니다. 계절은 오고 가고 하건만, 늙음은 한 번 오면 갈 줄을 모르는 것이 우리의 인생입니다.

서울노인복지센터 회원 여러분! 젊음에 한 번 도전해보세요! 감격과 희열이 있습니다!

아는 자는 좋아하는 자만 못하고 (知之者不如好之者) 좋아하는 자는 즐기는 자만 못하다 (好之者不如樂之者)

남은 인생 지금부터 황혼까지 좋아하고, 즐기며 살겠습니다.